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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암 치료의 최신지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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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명 기획관리부
등록일자 2013.11.07
혈액암 치료의 최신지견

서울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박선양교수

눈부시게 발전하는 현대의학은 새로운 암 진단과 치료법 개발로 이어져 암 환자의 장기 생존율은 물론 완치 가능성도 획기적으로 높이고 있다. 특히 혈액암은 모든 암 중에서 가장 큰 치료 진전을 가져온 분야이다. 이는 백혈병 등 혈액암은 진단과 연구를 위한 시료 채취가 용이하고 치료효과 또한 빨라 연구개발에 가장 적합한 조건을 갖춘데 기인한다. 또한, 동종조혈모세포이식으로 시작된 조혈모세포이식은 혈액암 환자를 위한 독특하고도 필수적인 치료법으로 등장하였다.

성인에 가장 흔한 백혈병인 급성골수성백혈병은 새로운 WHO 분류법을 채택하여 염색체 병변이 치료성적과 병 경과에 미치는 영향을 실제 환자 진료시 이용 가능하게 하였다. 만성골수성백혈병 진단에 이용되는 필라델피아 염색체 검사를 시작으로 급성림프모구백혈병과 만성림프구백혈병에서도 염색체와 유전자 병변을 이용한 진단과 예후예측 방법들의 활용 범위가 괄목할 만하게 증대되고 있다. 확실한 세포유전학적 진단 방법이 없었던 진성적혈구증가증, 진성혈소판증가증과 특발성골수섬유증 등 골수증식종양에서는 jak-2 유전자 돌연변이 검사법이 도입되어 진단의 정확성이 제고되었다.

혈액암에서 새로운 염색체 및 유전자 병변의 발견은 혈액암 진단에 획기적 발전을 가져 왔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치료제 개발로 이어지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진단에 이용되었던 필라델피아 염색체 연구를 통해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로 개발된 이마티닙(글리벡)이라고 할 수 있다. 이마티닙은 동종조혈모세포이식 만이 유일한 완치 치료법이었던 만성골수성백혈병의 치료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

만성골수성백혈병은 이제 고혈압, 당뇨 등 만성 성인병 환자들에서처럼 경구 치료를 통해 백혈병을 관리하면서 정상 생활을 이어 갈 수 있는 만성 성인병의 하나라고 생각해도 되게 되었다. 최근에는 이마티닙 보다 더욱 강력한 2세대 치료제인 닐로티닙(타시그나)과 다사티닙(스프라이셀)이 개발되어 임상에 널리 이용되고 있다.

진성적혈구증가증, 진성혈소판증가증과 특발성골수섬유증 등 골수증식종양에서 발견된 jak-2 유전자 돌연변이도 진단에 이어 새로운 치료제 개발을 가능하게 하였다. 룩소리티닙은 jak 유전자 억제제로 개발되어 특히 비장비대가 심한 골수증식종양 환자들에서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올해 안에 일반 환자들이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급성골수성백혈병의 전단계인 골수형성이상증후군 환자에서는 아자사이티딘과 디사이타빈이 암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새로운 개념의 치료제로 급성골수성백혈병으로 진행을 늦추고 환자의 수명을 연장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급성전골수백혈병은 항암화학요법과 아트라경구 복용만으로 80% 정도의 완치율을 기대할 수 있다. 재발하는 경우에도 비소제제인 As2O3(트리세녹스) 치료로 다시 대부분의 환자에서 장기 생존 또는 완치를 기대할 수 있어 조혈모세포이식이 필요한 경우는 거의 없게 되었다.

다발골수종에서 자가조혈모세포이식 이후 재발된 환자에서 프로테아좀 억제제인 보르테조밉(벨케이드)과 탈리도마이드는 탁월한 치료효과가 증명되었다. 또한, 이들 약제들을 다발골수종의 초기 치료제로 이용하여 보다 우수한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결과들이 속속 보고되고 있다. 최근 개발된 탈리도마이드 유사체인 레날리도마이드(레블리미드)는 탈리도마이드 보다 더욱 강력한 다발골수종 치료효과가 증명되어 향후 다발골수종은 처음부터 조혈모세포이식을 시행하지 않고 항암제만으로 치료하는 시기가 올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되고 있다.

금세기 들어 개발된 항암제들인 리특시맵, 알렘투쭈맵 등 항체 치료제들은 악성 림프종과 림프구백혈병에서 환자의 수명을 연장 시킬 수 있는 치료효과가 증명되어 항암 치료분야에서 또 하나의 큰 발전으로 기록되고 있다. 플루다라빈, 클라드리빈, 펜토스타틴 등 대사억제제들도 탁월한 치료효과가 보고되어 백혈병 환자들에서 치료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다.

지난 세기 혈액암 치료에 획기적인 발전을 가져온 또 하나의 치료법은 조혈모세포이식이다. 조혈모세포이식은 고용량 화학요법으로 암세포를 파괴하여 기존의 항암 치료로는 완치가 불가능하였던 혈액암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게 한다.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은 다발골수종과 재발된 비호지킨림프종 등 악성 림프종에서 표준 치료가 되었다. 항암화학요법을 많이 받아 이식할 조혈모세포를 채취하기 어려웠던 환자들에서도 최근 보험혜택도 받을 수 있게 된 모조빌을 이용하면 대부분 성공적인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이 가능해 졌다.

동종조혈모세포이식은 이식된 혈액세포 중 면역세포가 환자의 암 세포를 공격하는 이식편대종양 효과가 매우 크다. 이에 힘입어 동종조혈모세포이식은 많은 혈액암 환자를 완치시킬 수 있게 하였다. 저용량 전처치를 시행하여 이식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할 수 있는 미니이식은 고령 환자와 다른 질병이 동반된 환자들에서도 동종조혈모세포이식을 가능하게 하였다,

자녀를 적게 갖는 현대사회에서 형제자매 중 조직적합성항원(HLA)이 일치하는 공여자를 찾을 수 없는 환자들에서는 한국조혈모세포은행을 통해 조혈모세포 공여자를 찾아 비혈연 이식을 시행하는 것이 보편화되었다. 국내에서 적절한 조혈모세포 공여자를 찾지 못하는 경우에는 일본, 미국, 대만, 중국 등 다른 나라에서도 조혈모세포 공여자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고령의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에 대한 치료가 새로운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이는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의 평균 연령이 65세 정도로 고령 환자가 전체 환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뿐만 아니라, 고령 환자들은 젊은 연령에서 치료효과가 증명된 강력한 항암화학요법이나 조혈모세포이식을 견뎌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고령의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들에서는 세포의 표면항원에 대한 항체 치료제들, 이마티닙의 개발에 힘입어 개발되기 시작한 여러 세포신호전달 차단제들, 그리고 미니 조혈모세포이식 등 부작용이 적으면서 항암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치료법들이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혈액암 환자는 대부분 빈혈을 동반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적혈구 수혈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적혈구에는 철이 다량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장기간 수혈을 받는 환자에서는 철 과잉 축적에 의한 장기 손상이 큰 문제가 된다. 종전에는 데페록사민이라고 하는 주사제로 철을 체외로 빼 낼 수 있었으나 매일 주사해야 하는 불편 때문에 실제 임상에서 사용하기는 매우 어려웠다. 최근 개발된 경구 복용제들인 데페라시록스(엑스자이드)와 데페리프른(페리프록스)은 효과적이고 편리한 철 제거제로 빈혈 환자의 진료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또한, 수혈을 하지 않고 적혈구 생성을 증가시킬 수 있는 에리트로포이에틴(다베포에틴 알파, 네스프) 제제들이 보험혜택을 받아 치료에 이용할 수 있어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올해에는 특발성혈소판감소자반증 환자를 시작으로 수혈 없이 혈소판 수를 증가시킬 수 있는 혈소판 생성 촉진제들도 이용 가능하게 될 전망이다.

혈액암에 대한 신약과 새로운 치료법 개발은 앞으로도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최선의 치료법 선택을 위해서는 최근 개발되었거나 개발되고 있는 신약이나 새로운 치료법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큰 도움이 된다. 모든 혈액암 환자들이 급성전골수구백혈병,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들에서처럼 부작용은 적으면서 항암효과가 뛰어난 신약들로 치료받아 대부분 완치되는 미래가 하루 빨리 앞당겨 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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